등린이의 등산 후기 - 부천 원미산 초초보 등산 코스
요즘 남편이 나의 등력(?등산력?)을 올리기 위해 평일에 혼자 동백이(뭔지 몰랐는데 동네산 백번 올라가는 거란다)하라고 압박을 해서 혼자 원미산을 올라갔다 오기 시작했다.
원미산은 해발 167m의 낮은 산이라 나 같은 초초초초초보도 한 시간 내외로 후딱 쉽게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산이다. 사실 처음엔 원미산도 헥헥거렸었는데... 다른 산을 다녀와보니 원미산은 진짜 착한(?) 산이구나 싶다.
올라갈때는 항상 역곡초등학교 방향에서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좀 크게 돌고 싶으면 부천종합운동장 쪽으로 내려가서 돌아오고, 가장 짧은 코스로 갔다 오고 싶으면 올라갔던 그대로 다시 내려와서 역곡초등학교 쪽으로 나오는데, 그 중간 길들도 군데군데 있어서 요즘은 여러 길을 찾아서 내려오는 재미로 원미산을 찾고 있다.
요즘 하산 할 때는 계속 조금씩 다른 길로 내려오고 있는데, 오늘은 춘덕산 복숭아 과원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왔다.
등산 경로
부천역곡초등학교 - 네거리쉼터 - 원미산 정상(원미정) - 힘 기르는 숲(산스장) - 춘덕산복숭아과원 - 부천역곡초등학교
이번주 등산복 컨셉은 쫄쫄이. (바지와 겉 상의랑 신발은 같지만 속에 입은 티셔츠, 양말, 모자, 가방이 바뀌었다.)
재택근무하던 남편이 산에 갔다 오라고 압박을 해서 집을 나설 때마다 등산복 착장을 한 내 모습을 이렇게 찍어주었다. 원래 산에 가는 게 힘들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남편이 이렇게 예쁘게 옷이랑 가방이랑 다 사줘서 제대로 갖춰 입고 등산을 하니 이제 좀 산에 올라갈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신기하네. 후후.
부천역곡초등학교
부천 역곡초등학교에서 시작해서 올라간다. 역곡 초등학교를 끼고 돌아 산 방향으로 가면 흙길이 나온다. 두부랑 종종 산책하던 길인데 이곳은 흙먼지가 많아서 두부가 갔다 오면 거의 무조건 목욕 당첨이 된다.
이 길을 따라 쭉 산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우측에 주말 농장들이 많이 있는데 이제는 재개발 때문인지 경작하지 말라는 경고문 들이 많이 붙어 있었다. 사실 이 길 때라 벚나무들이 줄 서 있는데, 이쪽은 아직 하나도 피지 않았다.
초입
주말 농장이 있는 평지 길이 끝나고 이제 산길 시작이다.
갈 때마다 새소리도 많이 들리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참 좋다.
피코를 키워서 그런지 새에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딱따구리도 있고, 직박구리도 있고, 박새도 있고, 이름 모를 새들이 많다. 피코가 좋아하는 알곡들을 좀 챙겨 와 봤는데, 올 듯 말 듯 끝까지 안 와서 아쉬웠다. 다음엔 언젠가 꼭 성공해 봐야지!
옆에 작은 냇물이 졸졸 흐르는데, 여기서 새들이 목욕하는 장면을 종종 봤다. 처음엔 정말 신기했는데, 요즘은 피코가 목욕하는 걸 하도 봐서 그런지 익숙하지만, 아직도 새가 목욕하는 걸 보는 건 참 신기하긴 하다.
이제 처음 나오는 계단길이다. 나 같은 등린이는 여기서 약간 힘들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가뿐히 올라갈 수 있는 정도이다.
계단을 다 올라오면 약간 헉헉거리게 되긴 하는데, 금방 벤치가 있는 곳이 나온다.
나는 역곡2동 방향에서 올라왔고, 춘덕약수터 방향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이정표 방향대로 원미산 정상을 향해 다시 올라간다.
길은 평탄한 편이라 쉬엄쉬엄 산책하듯이 가면 된다.
네거리쉼터
이정표 대로 쭉 가다 보면 네거리 쉼터가 나온다.
소사 방향에서 올라온 길과 합쳐지는 구간이다.
올라온 방향에서 우측으로 원미산 정상을 향한 마지막 계단길이 펼쳐진다. 이정표와 둘레길 1구간 향토유적숲길 안내도가 있어 한번 슬쩍 보고 다시 올라간다.
그나마 원미산 정상까지 제일 힘든 구간. 그렇지만 초보자도 쉽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구간이니 무서울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항상 이 구간에서 얼굴이 시뻘게지면서 심박이 올라간다는 사실......
계단을 중간쯤 올라가다 보면 정자(원미정)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은 힘들어서 중간에 서서 사진을 꼭 찍게 된다.
원미산 정상 (원미정)
원미산 정상에 도착했다. 해박 167m의 높지 않은 산이라 나 같은 저질체력의 소유자도 쉽게 오를 수 있어서 좋다.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에는 정자에 올라서 이렇게 사진도 찍어 보았다.
진달래가 예쁘게 펴서 찍어 보았다. 참고로 원미산에는 유명한 진달래동산이 있다. 부천종합운동장 방향으로 가면 갈 수 있는데, 이맘때면 진달래 축제를 하는데 진짜 어마무시한 진달래로 가득한 광경을 볼 수 있어서 추천하는 곳이다. (단, 사람은 많을 수 있다는 점)
힘 기르는 숲 (산스장)
원미산 정상에는 산스장이 있어서 어르신들이 많이들 운동을 하고 계신다.
갈 때마다 느끼는데 어르신들이 참 많이 올라와서 운동을 하고 계신다.
산스장에서 내려다본 모습.
조금 쉬었다가 산스장을 지나 반대쪽으로 내려갔다.
군데군데 피어있는 진달래가 예쁘다.
이 길을 쭉 따라 내려가면 아래 사진과 같이 네거리가 나온다.
이 사거리에서 우측길로 내려가면 청소년수련관 혹은 춘덕산복숭아과원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다. 정면에 있는 길로 가면 부천종합운동장 방향으로 가게 된다.
우측 길(청소년수련관 방향)로 내려갈 때의 모습.
쭉 내려가다가 좌측에 계단길이 보이는데, 여기로 내려가면 청소년 수련관이다.
이날은 춘덕산복숭아과원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이 계단길을 지나쳐서 지나갔다.
중간에 이정표를 보니, 분홍색으로 2023 부천 3대 봄꽃축제 안내표가 함께 붙어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꽃 축제를 준비하면서 새로 붙인 것 같았다.
중간에 이렇게 부천 꽃길트레킹 스탬프 투어 현수막도 새로 걸어놓은 게 보였다.
원미산 진달래축제 4.1~2일
도당산 벚꽃축제 4.8~9일
춘덕산 복숭아꽃축제 4.15일
길 따라 분홍 리본을 달고 계셨다.
부천 봄꽃 3대 축제라니, 진달래동산은 작년에 가봤는데, 진짜 장관이었다. 축제날은 사람이 너무 붐빌 것 같아서 가지는 않겠지만, 사람이 덜 붐비는 이른 시간에 한번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분홍 리본을 따라 쭉 내려왔더니 춘덕산 복숭아과원으로 빠져나왔다.
복숭아나무들이 쫙 있었는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복숭아꽃 축제는 4.15일이라니 조만간 예쁘게 피면 한번 와 보아야겠다.
꽃피는 봄이라 꽃 축제들이 시작되니 마음이 설레인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을 꺼려하지만, 원미산 등산하면서 슬며시 꽃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봄꽃 축제는 예뻐서 한 번쯤 가 볼만하니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