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린이의 등산 후기 - 눈 덮인 인천 소래산 등산하기
작년에 처음 소래산을 올라갔을 때 후기를 남겼었는데, 그 이후로 몇 차례 소래산을 더 갔었다. 등산 초보인 내가 오르기 딱 좋은 (남편한테는 쉽고 나는 조금 힘든 정도) 코스이기도 하고, 주차하기도 좋기 때문에 소래산을 찾게 되었다.
눈이 온 다음날에 소래산을 갔었는데, 눈 덮인 산을 오른 것은 처음인데 너무 예쁘고 좋았어서 다시 한번 후기를 남겨본다.
등산 코스와 주차 정보는 지난 글에 다 올렸기 때문에 생략하고, 눈이 왔을 때의 소래산의 아름다운 모습 위주로 올려보려고 한다.
▽ 소래산 주차 정보와 등산 코스는 아래 후기글 참조
https://ran3205.tistory.com/14
눈이 오고 난 후 등산은 처음이었는데, 다행히도 쌓인 눈이 녹지 않은 상태라 온 세상이 하얗고 아름다웠다.
등산 코스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올라갔는데 전혀 다른 산을 오르는 느낌이었다.
날이 조금 추운 대신 눈이 녹지 않아서 질퍽하지 않고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는 느낌이라 좋았다.
흙이랑 눈이 뒤섞여서 질퍽한 느낌은 질색인데 참 다행이었다.
초반에 경량 패딩을 입고 올라가다가 땀이 나서 벗어버리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장갑과 모자까지 쓰고 올랐는데, 내려올 때는 약간 추웠지만 오를 때에는 전혀 춥지 않고 오히려 약간 땀이 나는 정도였다. 경량 패딩을 입었더니 올라가다가 더워서 벗어서 가방에 넣고 올랐다.
나무에도 눈이 쌓여서 너무너무 예뻤다.
원래 등산을 좋아하지 않았어서 내가 눈이 쌓인 산을 오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작년에 남편의 권유(?)로 등산을 조금씩 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경험도 하는구나 싶었다.
산이 예쁘니까 약간 힘들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눈이 온 다음날이라 눈이 녹지는 않았는데, 하늘은 맑고, 진짜 너무너무 예뻤다.
이런 날이 또 있을까? 등산하기 딱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 눈은 쌓였는데, 하늘은 파랗고, 구름도 하얗고, 위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느낌이라 참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구나.
소래산 정상에 올라서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 오르니 햇빛 때문에 오히려 아래쪽 보다 눈이 녹아 적게 쌓여 있었다.
정상에서 아래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내려갔다.
사실 나는 올라갈 때 항상 숨이 차고 힘들기 때문에, 내려올 때 풍경을 더 많이 감상하게 된다.
예쁘다~ 좋다~를 연발하며 내려왔다.
가파른 곳을 다 내려오면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는데, 눈이 쌓여 있어서 너무 예뻐서 잠시 사진을 찍고 놀았다.
눈 쌓인 산은 이렇게 예쁜 거였구나.
눈이 많이 녹았으면 흙이랑 범벅이 되어서 엄청 질퍽했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그래도 평소 때보다는 꽤 미끄러워서 등, 하산할 때 주의가 필요했고, 평소보다 시간도 더 걸렸고 약간 힘이 더 들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이젠이 있었다!
보통은 하산할 때 등산 스틱을 꺼내는데, 이 날은 눈 때문에 꽤 미끄러웠어서 초입부터 등산 스틱을 꺼냈고 아이젠도 착용을 했다.
겨울 산은 아이젠이 필수인 것 같다. 아마 아이젠이 없었다면 이 날 매우매우매우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아이젠 최고!!
나무 의자에 눈이 쌓여 초밥처럼 보이는 게 너무 귀여웠다.
사랑하는 우리 두부이름도 눈에 한번 새겨보고, 여유 있게 풍경을 즐기면서 역대급으로 즐거웠던 등산이었다.
눈이 있을 때 등산은 아이젠과 등산 스틱은 정말로 필수!!
눈이 쌓인 산을 등산하는 경험은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