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내돈내산(사실 남편돈남편산)으로 구입한 코오롱 트라이포드 미드 등산화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작년 말부터 갑자기 남편이 등산에 꽂혔다. 남편은 무릎 통증이 고질적으로 있어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등산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라고 했었는데. 갑자기 등산복과 신발, 등산용품들을 엄청 알아보고 구입하더니 먼저 자기가 혼자 몇 번 갔다 와 보고 날이 좀 풀리면 나랑도 함께 가자고 했다.
나도 결혼 전엔 매우 마른 체형에 일에 찌들어 살고 있었고, 체력이 매우 좋지 않아서 회사 야유회로 등산을 가게 되거나 하면 남들이 무난하게 올라가는 낮은 산도 나 혼자 너무 힘들어하며 올라갔었기에 등산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등산은 너무 힘들다.)이 아직까지 마음속에 있는 상태이다. 산을 오를 때 너무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아프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힘들어한 경우가 많아서, 사실 등산에는 자신이 별로 없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체중이 점점 늘었고 예전보다는 조금 체력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해서 조금씩 할 수만 있다면 등산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처음에 로드 자전거 알려줄 때처럼 너무 빡세게 굴리지만(?) 않는다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취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등산은 생각지도 않았던 나는 당연하게도 등산용품을 아무것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제일 먼저 구입한 것이 바로 등산화이다.
코오롱스포츠 트라이포드 미드
짠!!! 영롱하다!
신발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고, 운동을 좋아하고, 물건을 써칭하는 것을 잘하는 남편이 먼저 pick한 등산화가 바로 코오롱 트라이포드 미드였다. 평소에도 남편의 안목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내 마음에도 들 수밖에. 일단 디자인이 너무 예뻤다. 내가 등산화에 가진 편견(안 예쁘다, 무겁다, 투박한 모양, 시커멓다 등)을 모두 깨게 해 주는 등산화였다.
남편이 먼저 사서 신어보고, 산에도 다녀와보고 그 후에 나를 백화점에 데리고 가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사이즈도 체크를 했다.
평소에 블랙을 좋아해서 잠시 생각을 했지만, 베이지가 더 예뻐 보이기도 했고, 산에서 오히려 블랙은 흙먼지 때문에 더 오염이 되어 보일 것이라고 해서 고민 없이 베이지를 선택했다. (남편도 베이지를 샀음)
<제품 설명 발췌>
- 무게(한발) : 445g (240 사이즈 기준)
- 고어텍스 3L 소재의 사용으로 물은 차단하면서 습기는 빠르게 밖으로 배출해 준다.
- 트라이포드의 아웃솔은 비브람 메가 그립 물성으로 되어 있어 접지력과 지형에 대한 적응력, 강력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 특별한 모양의 아웃솔 구조 : 트라이포드 미드의 힐 부분은 3개의 파트로 분리된 구조로 되어 있어, 마치 산양의 발바닥처럼 지면 적응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유도하는 구조의 롤링게이트 시스템으로 설계되었다.
일단 디자인과 색상이 예쁜데, 모양이 투박하지 않고 등산화 치고는 꽤 날렵한 쉐입이다. 무게도 등산화 치고는 가벼운 편이라 다른 등산화를 신어보았을 때처럼 무겁고 불편한 느낌이 덜하고, 착화감이 편하게 느껴졌다.
물론, 발목까지 올라오는 미드 타입은 평소에 잘 신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의 적응이 필요할 것 같기도 했는데, 트라이포드 미드를 신고 동네 산을 가볍게 등산해 보고 나니, 끈 조절만 잘하면 울퉁불퉁하거나 경사진 곳에서 발목을 잡아주어 훨씬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최근에 약간의 족저 근막염 증세로 평소에도 발바닥이 좀 아플 때가 많은데, 트라이포드 미드를 신고 2시간가량 산에 갔다 와보니 크게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이즈 고민을 좀 했었는데, 등산화는 조금 여유 있게 선택하여야 한다고 해서 한 사이즈 크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나는 평소에 운동화 235mm를 신는데, 트라이포드 미드 235mm를 신었을 때에도 그냥 편하게 느껴져서 그래도 240mm를 해야 하는 것인지 등산화를 처음 사보는 것이라 생각이 많았다. 나는 발이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라 신발을 앞쪽으로 당겨 신었을 때 뒤꿈치 쪽으로 손가락이 간신히 하나 들어가는 정도의 여유는 남아 있어 정사이즈대로 235mm를 선택했다. 만약 발볼이 좀 있는 편이라거나 발등이 높거나 두꺼운 사람이라면 한 사이즈 크게 신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커플 등산화가 완성(?) 되었다.
예쁘고 편하고 잘 안 미끄러지면 장땡(!)이 아니겠는가. 첫 등산화임에도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
이제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니, 등산화를 신고 남편과 산에 자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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