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2년) 6월부터 비마포(be my forest)에서 데려와 키우기 시작한 드리미아 인트리카타 성장에 대한 기록을 해 보고자 한다. 이 녀석은 꽤나 나를 애닳게 했던 식물이라 조금 더 애정이 가는 식물이기도 하다.
인트리카타와의 첫 만남
친구를 통해서 원래 알고 있었던 식물이기는 했으나, 실물로 본 것은 비마이포레스트(Be my forest,비마포)를 방문했을 때였다.
인트리카타의 실물을 처음 봤던 날, 포도알 같은 자태에 귀여워서 이리저리 쳐다보며 신기해하는 내 모습을 보며, 비마포 사장님께서 한번 키워보라고 권해주셨다. 매장 내에 있는 여러 개체 중에서 가장 동그랗고 예뻐 보이는 친구를 남편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골랐고, 그렇게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다.
이렇게 생긴 식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관엽 식물 위주로 키우던 나에겐 조금 충격적으로 와닿았던 것 같다.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식물이 있다니. 꼭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내가 자주 들르던 화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식물이라,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었다.
그러던 와중 22년 6월에 아프리카 식물 전문점인 비마이포레스트가 오픈한다는 소식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고, 한창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는, 호기심에 함께 구경을 하러 매장에 가게 되면서 그날 이후로 비마포와 아프리카 식물에 완전히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그 후로 우리는 거의 매주 주말마다 비마포에 구경 및 구매(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다)하러 가게 되었다.
포도알 같은 매력
포도알같이 탱글탱글한 몸체에 지그재그로 재미있게 뻗어나가는 가지, 그리고 작고 귀여운 꽃까지. 아프리카 식물에 별로 관심이 없을지라도 인트리카타라면 누구나 귀엽다고 생각할 법한 자태라, 아프리카 식물 입문자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식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원래 작고 귀여운 식물들을 좋아하는 취향이라 관엽 식물을 주로 키우고 있었기에, 아프리카 식물의 뾰족한 가시나 다소 우락부락한 모습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나에게도 인트리카타는 한눈에 반할만한 외모(?)였다. 그리고 지금은 귀여운 인트리카타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식물의 다양한 가시와 우락부락한 몸체, 찢어진 코덱스(CAUDEX,괴근)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쩌면 아프리카 식물들이 볼수록 관엽보다 더 귀여운 구석이 있으니, 내 취향과 잘 맞는 식물인 것 같다고 뒤늦게 깨달았달까.)
반항기
이렇게 예쁘기만 하던 인트리카타가 식집사의 애를 태우는 시기가 있었다. 비마포 사장님께서 오래된 줄기를 잘라주면 아마 새 줄기를 많이 내 줄 거라고 하셔서 원래 있었던 줄기를 싹둑 잘라냈더니, 영양 부추처럼 조금 두꺼운 줄기 하나만 삐죽 나오고 분지하는 가느다란 새 줄기가 나오지 않았다. 영양 부추 같은 줄기도 잘라주면 새로 귀엽게 지그재그 가는 줄기를 낼 수도 있다는 말에 한동안 또 고민하다 다시 잘라주었는데, 그 이후로 더 이상 줄기가 나오지 않고 멈춰 버렸다. 몸체가 탱탱한 것으로 봐서는 죽은 것 같지는 않은데, 몇 달 동안 아무 반응이 없는 인트리카타. 관찰을 열심히 하며 몸통이 쭈글해진다 싶을 때 한 번씩 물을 주고 계속 지켜보았다. 여름에 더워서 휴먼에 들어간 것일까,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식집사의 마음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 집 환경이 맞지 않는 것일까 싶어 결국 비마포 사장님께 Help 요청을 했고, 약 2주간 (11월 5일부터~11월 19일까지) 비마포 매장에서 요양을 하고 오기로 했다.
요양 후기
비마포 매장에서 2주간의 요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다시 잎이 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요양 기간 동안 비마포 사장님께서 흙도 갈아주셨다. 그 효과일까 아니면 환경의 차이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휴면에 들어갔던 것일까, 아직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였지만 애타던 식집사의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글을 작성하는 지금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도 휴면에 들어갔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걸 알았다면 그렇게까지 애타지는 않았을 텐데. 아마 비마포 매장 보다 우리 집이 일교차가 적은 탓이었지 않았을까. 집에서 키우면 휴면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었던 것 같다.)
성장기
늦가을에 들어서면서 집안 온도와 창가 온도 사이 일교차가 좀 더 생기게 되었고, 인트리카타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귀엽게 두 줄기로 뿅 나온 머리. 식집사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키우다 보니 인트리카타는 쌀쌀한 날씨에 성장을 하고 더울 때 잠자러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저기 찾아보니 하형/동형으로 나눌 만큼 휴면기가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너무 덥거나 추워지면 줄기가 마르기 시작하면서 휴면에 들어간다고.) 어쨌든 경험상 우리 집 환경에서는 여름에 휴면에 들어가고 겨울에 폭풍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도 애를 태우던 인트리카타는 날씨가 추워지자 미친 듯이 자라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며 분지해 나가는 줄기가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또 기특하기도 했다.
인트리카타 너, 쌀쌀한 날씨를 좋아하는구나.
열심히 해를 보여주고, 물은 몸체가 좀 쭈글거릴 때 약간씩만 줬다.
폭풍 성장이라는 말이 딱 알맞은 자태. 줄기가 꽤나 많이 자랐고,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인트리카타 꽃
2월에 들어서며 꽃봉오리가 많이 맺히기 시작했고, 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꽃 크기가 너무 작아서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을 잡기가 쉽지 않았지만, 역시 귀엽고 작은 것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딱 맞는 꽃이다. 너무 귀엽다.
인트리카타 꽃이 지면 씨방이 달리고 채종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알고 있어서, 과연 나도 씨앗을 얻을 수 있게 될지 기대가 된다. 혹시나 채종을 하게 된다면, 인트리카타 파종에 도전해 보고 또 글을 남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폭풍 성장한 인트리카타의 모습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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